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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현 설계, 알렉산더 완성...가스공사 '0.6초' 드라마

21점 차 대역전승. 다시 돌려봐도 ‘미친 경기’였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킹 낙현’ 김낙현(26)이 설계하고, ‘대왕 형’ 클리프 알렉산더(26·미국)가 완성했다. 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85-84로 승리했다. 농구팬들은 ‘올 시즌 최고의 명경기’, ‘국농(국내 농구)이 이렇게 재미있었어?’라고 놀라워했다. 가스공사는 3쿼터 한때 45-66, 21점 차로 끌려갔다. ‘수퍼맨’이라 불리는 KGC 오마리 스펠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농구에서 20점 차로 벌어지면 경기를 포기하는 ‘가비지 타임’이 나오기도 하는데, 가스공사 선수들 누구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전신 인천 전자랜드 시절의 헝그리 정신을 보는 것 같았다. 가스공사가 자랑하는 ‘두-낙-콜 트리오(두경민-김낙현-니콜슨)’ 중 두경민은 경기 도중 무릎이 꺾여 2득점에 그쳤다. 앤드류 니콜슨은 허리 부상으로 결장했다. 나머지 한 명인 김낙현(17점)이 고군분투했다. 알렉산더 대왕에 빗대 ‘대왕 형’이라 불리는 알렉산더(24점·22리바운드)와 2대2 플레이를 펼쳤다. 4쿼터 75-79에서 김낙현이 공중에 볼을 띄워 알렉산더와 앨리웁 덩크를 합작했다. 이어 김낙현의 바운드 패스를 받은 알렉산더가 동점 슬램덩크를 꽂았다. 알렉산더는 만세하듯 ‘푸쳐 핸섭’ 세리머니를 펼쳤다. 가스공사는 조상열과 김낙현의 연속 득점으로 기어코 83-79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스펠맨에게 종료 34초 전 3점 슛, 16초 전에 덩크슛을 얻어맞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83-84로 뒤진 종료 2초 전 김낙현이 평소보다 높은 궤적으로 쏜 슛이 백보드 상단을 맞고 나왔고, 종료 0.6초 전 알렉산더가 팁 인으로 마무리했다. 승리를 굳힌 위닝 샷이었다. 어느 정도 의도한 플레이였다. 김낙현은 “슛 모션만 해도 스펠맨이 날 찍으러(블록하러) 올 거라 생각했다. ‘될 대로 돼라’고 쐈는데, 알렉산더가 마무리해줬다”고 했다. 김낙현이 영리하게 스펠맨을 끌고 나온 덕분에, 알렉산더가 골 밑에서 자유롭게 솟구쳐 올라갈 수 있었다. 가스공사는 KGC의 5연승을 저지하며 4위(12승 12패, 21일 기준)로 올라섰다. 알렉산더는 딸이 태어난 날 ‘인생 경기’를 펼쳤다. 김낙현은 “경기 날 알렉산더가 득녀했다. 경기 전에 ‘오늘은 너의 날’이라고 말해줬다. 1, 2쿼터에 박살이 났지만 알렉산더가 끝내줬다”고 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경기 후 4쿼터에 경기 흐름이 바뀔 때 적절하게 끊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은 잘했는데 내가 고집스럽게 타임을 안 불렀다. 내가 잘못해서 졌다”고 했다. 그는 "오늘 패배가 약이 됐으면 한다. 다음 경기는 잘 정비해서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안양=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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